'어쩌면 해피엔딩' 10주년 공연 언제?…대학로 벌써부터 '들썩' [영상]

사진=연합뉴스
대학로가 들썩이고 있다. '대학로의 희망'이라 불리던 K-뮤지컬 '어쩌면 토토사이트 마초'이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총 6관왕을 거머쥐며, 뮤지컬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뮤지컬 '어쩌면 토토사이트 마초' 국내 판권을 보유한 NHN링크는 "'어쩌면 토토사이트 마초'의 10주년 공연은 오는 10월 30일부터 내년 1월 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서 개최된다"고 9일 밝혔다.

토니상 수상 직후 박천휴 작가는 "오랫동안 고생한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행복해해서 너무 신나고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윌 애런슨 작곡가 또한 "같은 생각"이라며 "너무 흥분해서 한국말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작가는 "'어쩌면 토토사이트 마초'은 많은 사람이 진심과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며 "그거 말고 따로 비결이랄 건 없다. 놀랍게도 한국, 뉴욕 관객이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너무 뿌듯하고 감동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윌 애런슨 작곡가는 "우리 팬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박 작가는 "뉴욕 팬들은 자신들의 별명을 ''반딧불이'라고 붙였다. 한국 팬들은 '헬퍼봇'이다. '반딧불이'와 '헬퍼봇' 모두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박 작가는 "한국에서 초연을 한 지 10주년이 됐다. 한국 관객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이 없었다면 뉴욕에서 공연을 준비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10주년 공연 많은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어쩌면 토토사이트 마초'은 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에서 뮤지컬 부문 △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음악상 △남우주연상 △무대 디자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앞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은 '위대한 개츠비'와 CJ ENM이 제작에 참여한 '물랑루즈' 등이 토니상을 받은 적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개발되고 초연한 작품이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뮤지컬계의 아카데미상'으로 꼽히는 토니상을 받은 것은 '어쩌면 토토사이트 마초'이 처음이다.

이 작품은 2016년 약 300석 규모의 대학로 소극장 DCF 대명문화공장에서 막을 올렸고, 이후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삼연부터 오연까지 예스24스테이지로 무대를 옮겨 공연을 이어왔다.

토니상 수상을 기점으로, 두산아트센터로 공연장을 옮긴 '어쩌면 토토사이트 마초'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맞이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미도·박진주 활약했던 '어쩌면 토토사이트 마초', K-뮤지컬 새 이정표

'어쩌면 토토사이트 마초'은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창작 뮤지컬로,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사랑이라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를, 두 로봇 캐릭터의 섬세한 감정선과 위로의 서사로 풀어낸 뮤지컬 '어쩌면 토토사이트 마초'은 사실 뮤지컬 덕후들, 일명 '뮤덕'들 사이에서는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아온 명작이었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로 유명세를 탄 배우 전미도와 정문성이 초연부터 앵콜까지 공연했고, '놀면 뭐하니'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박진주가 2024년 오연에 참가해 티켓 몰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대중에게는 덜 알려져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영어판 제작을 거쳐, 지난해 11월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의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브로드웨이 진출이라는 상징적 무대에 올라 '뮤지컬 본고장'이라 꼽히는 미국 현지 관객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결국 토니상 수상이라는 기록적인 성과를 거두며 이 작품은 단순한 브로드웨이 입성작을 넘어, K-뮤지컬의 위상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성과는 BTS의 빌보드 차트 1위,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수상,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등과 함께 K-컬처가 음악, 영화, 드라마, 문학에 이어 공연예술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어쩌면 토토사이트 마초' 오연 무대에 오른 윤은오, 박진주 /사진=CJENM
전문가들은 이번 토니상 수상을 계기로 국내 창작 뮤지컬의 해외 진출이 한층 더 속도를 낼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미 아시아권에서는 단순한 진출을 넘어 작품성과 완성도 면에서도 인정받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뮤지컬 '팬레터'는 중국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통해 현지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냈으며, 특히 '중국뮤지컬협회 연례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을 포함해 총 7개 부문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며 주목받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K 콘텐츠가 이미 세계 무대에서 독자적인 문화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뮤지컬 역시 글로벌 문화 콘텐츠의 한 축으로 점차 확고히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한국 뮤지컬에 대한 국제적 인식 변화와 함께 해외 진출의 기회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토니상 수상이라는 상징적인 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창작 실험과 도전이 활발해질 경우, 뮤지컬 분야에서도 '한류' 확산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단법인 한국뮤지컬협회는 "초기 창작부터 디벨로프(개발), 상업화, 해외 진출까지 뮤지컬 생태계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모델을 구현한 것"이라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은 한국 소극장 뮤지컬이 미국 브로드웨이 대극장으로 확장돼 성공한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영상=NHN링크 제공

김예랑 토토사이트 추천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