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루스 체픈게티가 지난해 10월 세계 신기록을 세운 날 신은 ‘알파플라이3’ AFP연합뉴스
케냐의 루스 체픈게티가 지난해 10월 세계 신기록을 세운 날 신은 ‘알파플라이3’ AFP연합뉴스
세계적인 마라톤 선수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신발은 나이키 ‘알파플라이3’다. 2023년 10월 미국 시카고 마라톤에서 케냐의 켈빈 킵툼이 2시간0분35초로 세계 신기록을 세울 때 신은 마라톤화다. 이전 최고 기록(2시간1분9초) 보유자인 엘리우드 킵초게도 2022년 이 신발을 신고 세계 기록을 달성했다. 공인 기록으로 인정받진 못했지만 킵초게가 2019년 1시간59분40초로 마의 ‘2시간 벽’을 깼을 때 착용한 신발도 알파플라이다.

여성 선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10월 시카고 마라톤에서 여자 선수로 처음 ‘2시간10분 벽’을 넘어서 우승한 케냐의 루스 체픈게티도 알파플라이3을 선호한다. 이 신발만큼 푹신하고 가벼운 마라톤화가 없기 때문이다. 신발 전체 무게는 에어플라이 신발 중 가장 가벼운 195g(270㎜ 기준)이다.

이 신발을 공동 개발한 회사가 창신INC다. 마라톤화는 물론 단·장거리용 러닝화, 투포환 전용화, 높이뛰기화 등 육상 종목별 특화 신발을 생산한다. 창신이 만든 이 브랜드의 육상화를 신은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만 116개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우승(221개)까지 포함하면 총 337개다.

나이키에서 시작된 첨단 육상화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자 국제육상경기연맹이 규제에 나섰다. 어떤 신발을 신느냐에 따라 기록이 달라져 ‘기술 도핑’이란 비판이 나오지 않게 하려는 조치였다.

창신INC 관계자는 “연맹 규정을 지키며 기록을 단축할 수 있도록 접지력과 반발력 등을 고려해 신발을 제조한다”며 “육상화는 신발 과학의 ‘끝판왕’”이라고 말했다.

박진우/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