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 시노 스 토토사이트 4대 핵심 소재의 한국 점유율이 일제히 추락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값싼 전기료 및 인건비 등에 힘입어 투자를 늘리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별다른 정책적 지원 없이 생사기로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시노 스 토토사이트 분야가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만큼 경쟁력 강화 방안이 절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K시노 스 토토사이트 소재, 생존 위기…세계시장 점유율 계속 하락

◇ 국내 점유율↓, 중국 점유율은 ↑

19일 배터리 데이터리서치 회사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7.3%이던 한국의 글로벌 분리막 시장 점유율은 작년 4분기 3.3%로 반토막 났고, 같은 기간 양극재(16.9%→11.5%) 전해액(10.2%→6.9%) 음극재(2.8%→2.5%) 점유율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이 잃은 영토는 중국이 가져갔다. 같은 기간 중국 점유율은 양극재(71.7%→81.1%) 분리막(80.3%→88.9%) 음극재(87.0%→89.0%) 전해액(75.6%→76.7%) 모두 상승했다.

세계 배터리 소재 시장이 중국판이 된 것은 ‘넘사벽 가성비’ 탓이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규모의 경제를 이룬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은 국내 기업보다 20~30%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다.

국내 시노 스 토토사이트셀 업체조차 중국 소재 비중을 늘리고 있다. 국내 시노 스 토토사이트 1위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중국 양극재 기업 창저우리위안에서 공급받는 양극재를 16만t에서 26만t으로 늘리기로 했다. 삼성SDI도 최근 중국 분리막 기업 시니어에서 분리막을 공급받기 시작했다. 2030년까지 계약한 물량은 22억㎡로, 전기차 300만 대에 들어가는 규모다. 삼성SDI는 그동안 국내에 공장을 둔 WCP에서 분리막을 공급받았다.

SK온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에서 양극재를 조달해온 이 회사는 올해부터 중국 양극재 기업 당성커지를 파트너로 잡았다. 2028년까지 3조원어치가 넘는 12만7000t 물량을 공급받기로 했다. SK온은 저렴한 중국산 양극재를 넣은 시노 스 토토사이트를 중국 지리자동차 등에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소재 산업이 붕괴하면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통제로 벌어진 사태가 배터리 분야에서 재연될 수 있다”며 “국내 배터리 소재 공급망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배터리 소재사 15곳 중 9곳 ‘적자’

점유율 하락은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올린 국내 15개 시노 스 토토사이트 소재 기업 중 9곳이 적자를 냈다. 시노 스 토토사이트 원가의 40~50%를 차지하는 양극재 분야가 특히 그랬다. 에코프로비엠은 1560억원 흑자(연결기준)에서 지난해 34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을 보유한 엘앤에프는 지난해 5587억원의 적자를 내며 전년(2223억원 적자) 대비 적자 규모가 두 배 넘게 커졌다.

분리막을 제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501억원 흑자→2910억원 적자), 전해액을 생산하는 엔켐(30억원 흑자→653억원 적자), 동박 제조업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118억원 흑자→644억원 적자), 전구체 기업 에코프로머티리얼즈(87억원 흑자→647억원 적자)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배터리셀사들의 중국 기업 선택이 개별 기업 문제라고는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과 치열한 가격 경쟁이 벌이는 상황에서 배터리 생산비용을 낮추려면 중국 공급망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국내 배터리셀사 역시 CATL 등과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배터리 소재 업체 관계자는 “국내 셀 업체들이 비용을 낮추기 위해 소재는 물론 배터리에 들어가는 작은 부품도 검증받은 중국산으로 바꾸고 있다”며 “생존 경쟁에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제품의 국적을 따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생산·구매 보조금, 투자세액 공제…배터리 소재 살릴 정책 더 늦출수 없어"

정책적 지원 여부가 한·중 소재 가격 경쟁력 차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싱크탱크들은 중국이 지난해에만 배터리 및 전기차 산업 분야에 64조원의 재정 지원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에선 배터리 소재 분야에만 보조금 등으로 조(兆) 단위가 투자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조금뿐 아니라 세금 감면, 현금 지원은 물론 저금리 대출과 토지 등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시노 스 토토사이트 2025’ LG에너지솔루션 금양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전기차 시노 스 토토사이트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지난 3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5’ LG에너지솔루션 금양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전기차 배터리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중국의 값싼 전기료와 인건비 등의 영향도 크다. 산업 전기료는 한국이 중국보다 60~70% 이상 비싸다. 인건비는 두 배 이상이다. 중국 노동자들은 1주일에 특근을 가득 채워 일하고도 월 200만원 이하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소재업체는 중국의 이 같은 경쟁력에 맞설 정책 지원이나 환경적 이점이 거의 없다.

시노 스 토토사이트 공급망의 부실은 경제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2차전지는 반도체 등에 이어 국내 산업의 최대 미래 먹거리다. 하지만 시노 스 토토사이트 밸류체인이 무너지면 극단적으로 말해 중국이 소재 하나만 통제해도 국내 시노 스 토토사이트업체 전체를 흔드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생산 및 구매 보조금 등을 검토해야 할 단계라고 강조한다. 미국, 중국, 일본은 이미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소재 생산비의 일부를 보조금으로 지급하거나 자국 내 셀업체가 자국 소재를 구매할 때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는 식이다.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세액공제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지난해 7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투자세액공제 제도를 본떠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투자 비용 일부를 현금으로 환급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하지만 현재까지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셀사와 달리 소재업체들은 내구력이 약해 현금 고갈이 투자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크다”며 “산업 정책 부재로 중국과 격차가 벌어지면 나중에는 따라가지도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