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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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후보 선호도 여론 조사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간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다는 조사도 나왔다. 대선을 10여 일 앞두고 보수층 결집이 이뤄지면서 굳건했던 ‘1강·1중·1약’ 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후보와 나머지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자 보수 진영은 단일화 성사 여부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이재명 1강 구도 깨지나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9~21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2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대선 후보 선호도에서 이재명 후보는 46%로 1위를 달렸다. 이어 김 후보(32%), 이준석 후보(10%) 순이었다. 공식 선거 운동 시작 후 이준석 후보가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준석 후보는 TV 토론에서 날카로운 논리를 앞세워 선방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청년층에서 특히 높은 지지를 받았다.

김 후보 지지율도 상승세였다. 직전 조사 대비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3%포인트 빠진 반면 김 후보는 5%포인트 올랐다. 조사는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0~21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12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후보는 48.1%를 기록했다. 김 후보는 38.6%, 이준석 후보는 9.4%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주 조사 대비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의 격차는 14.6%포인트에서 9.5%포인트로 좁혀졌다. 3자 대결 구도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한 자릿수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리얼미터는 “이재명 후보는 부산·경남(PK), 대구·경북(TK), 호남 지역과 60대, 자영업자층에서 지지층 이탈이 두드러졌다”며 “커피 원가 120원, 호텔경제론 등의 발언 논란과 지난 18일 첫 TV 토론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40대 총리’로 단일화 손짓한 金

보수 진영은 이재명 후보의 독주 구도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선거가 중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전통적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후보 강제 교체 사태 등에 대한 실망감에 등을 돌렸던 텃밭 민심이 돌아오고 있다”며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김 후보 지지도 일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 간 막판 단일화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를 고려할 때 두 후보가 힘을 합칠 경우 이재명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수준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날 김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무위원의 3분의 1 이상을 40대 이하(50세 미만)로 임명하는 등 40대 총리 탄생도 자연스러울 정도로 공적 영역에서의 세대교체를 확실히 만들겠다”고 밝혔다. ‘40대’를 콕 집어 발언한 것은 이준석 후보에게 총리직을 제안하는 ‘러브콜’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정소람/강진규/강현우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