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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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KBS만 공영방송으로 남기고 나머지 방송사를 전부 민영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만드는 공약을 추진한다. 광고 규제를 정비하고, 방송사에 대한 대기업소유제한·미디어 간 겸업 제한 등 방송 진입 규제를 철폐해 자유롭게 경쟁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본부장을 맡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ICT 방송본부는 이날 세 번째 전체 회의를 가지고 관련 정책을 정리하는 과정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다음 주 중 방송·미디어와 관련한 구체적인 공약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방송·미디어 공약은 방송 환경을 '1공영 다(多)민영'체제 구축을 목표로, 방송과 광고 관련 규제를 철폐하거나 완화해 민영 방송사들끼리 자유로운 경쟁 환경을 만드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 국민의힘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등 방송사업자의 재승인·재허가 기간을 늘리는 방송규제 개선을 추진한다. 현재 3∼5년인 지상파, 종편, 보도전문채널의 재승인·재허가 기간을 늘릴 방침이다. 재승인·재허가 규정도 단순화할 계획이다.

대기업의 토토사이트 라운더스 소유 지분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행 토토사이트 라운더스법과 시행령 등에 따르면 자산총액 10조원이 넘는 대기업은 지상파 지분 10%, 종합편성채널 지분 30%까지만을 소유할 수 있다. 초과한 지분에 대해선 토토사이트 라운더스통신위원회가 시정명령을 내리거나 의결권을 제한할 수 있어 대기업의 토토사이트 라운더스 진출을 막는 규제로 꼽혀왔다.

광고 관련 규제도 대폭 완화하는 게 국민의힘 구상이다. 지상파와 종편의 광고 규제를 '네거티브' 형식으로 바꾸고, '네이밍 스폰서' 등을 전격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밍 스폰서가 도입되면 기업이 광고를 원하는 제품의 이름을 프로그램 앞에 붙이는 것이 가능해진다. 위축된 토토사이트 라운더스광고 시장을 활성화하고, 토토사이트 라운더스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 측 기대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장으로 위축된 국내 방송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침이기도 하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의 방송규제는 과거 전파의 희소성과 공공성이 논의되던 시대에 만들어져 엄격한 데 반해 OTT는 규제 무풍지대"라며 "방송과 OTT의 균형을 맞춰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