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흥시 토토사이트 더베이섬 일대 모습. 웨이브파크와 공사 중인 아파트, 오피스텔 단지가 보인다. 사진=손주형 기자
경기 시흥시 토토사이트 더베이섬 일대 모습. 웨이브파크와 공사 중인 아파트, 오피스텔 단지가 보인다. 사진=손주형 기자
“상권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생필품 구매가 어렵고, 공터에 쌓인 쓰레기 냄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반달섬’에 거주 중인 A씨는 “텅텅 빈 상가와 달리 오피스텔 입주민은 늘었지만, 교통·생활 인프라가 부족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31일 찾은 반달섬과 시흥시 ‘거북섬’은 대체로 한적한 분위기였다. 섬 내부를 기준으로 1층 상가 10곳 중 1~2곳 정도만 입실을 마친 상태였다. 그마저도 100% 영업 중인 것은 아니었다. 놀러 온 듯한 외지인보다 편한 옷차림으로 주말을 즐기고 있는 사람과 더 많이 마주쳤다. 관광·휴양 기능을 갖춘 복합산업단지라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졌다.

거북섬 상가, 10곳 중 1곳만 영업…아파트 단지는 ‘화색’

최근 정치적 이슈로 떠오른 토토사이트 더베이섬은 반달섬과 함께 '시화MTV(Multi Techno Valley) 사업'으로 만들어진 인공섬이다. 1996년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산업 용지 공급을 위한 시화호 북측간석지 개발 목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했다. 2001년 개발계획 고시를 시작으로 2014~2021년 8차에 걸쳐 조성됐다.
토토사이트 더베이섬 일대 상가 모습. 텅텅 빈 상가가 보인다. 사진=손주형 기자
토토사이트 더베이섬 일대 상가 모습. 텅텅 빈 상가가 보인다. 사진=손주형 기자
바다거북 모양의 거북섬에는 주로 상가와 생활숙박시설(레지던스)이, 그 주위로는 아파트 단지와 주상복합 형태의 오피스텔 등이 조성됐다. 거북섬 상가 미분양률은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가 대부분이 ‘공실’ 상태였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대형 식당과 카페 위주로 관광객이 찾았다.

다른 상업용 부동산의 상황도 비슷하다. 거북섬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 중인 B씨는 “오피스텔 분양률이 10%대에 불과하다”며 “미분양 문제로 아직 착공조차 못 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신탁사 관계자에 따르면 호텔로 운영되고 있는 생활숙박시설의 미분양률은 40~50% 수준이다. 운영 실적이 좋지 않아 자금(신탁계정대)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층 상가가 모두 빈 토토사이트 더베이섬의 한 상가 건물. 사진=손주형 기자
1층 상가가 모두 빈 토토사이트 더베이섬의 한 상가 건물. 사진=손주형 기자
아파트 단지는 상황이 다르다. 대부분 공급 물량을 소화했을 뿐 아니라 편의점, 화원, 학원 등 대로변 상가도 원활하게 운영되는 모양새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시흥시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올해 3월 기준 28가구에 불과했다. 시화나래초교, 중학교와 맞붙어 있는 ‘시흥금강 펜테리움 오션베이아파트’(930가구, 2023년 준공) 전용면적 84㎡는 3월 6일 5억5000만원(24층)에 거래됐다. 최고가인 5억9000만원(작년 7월, 25층)보단 낮지만, 최근 3개월 새 정왕동에서 거래된 단지 중에선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형마트, 대중교통 등 생활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시화MTV 산업단지 ‘직주근접’과 영구 바다 조망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입주민은 느는데…” 반달섬 정주 여건 개선 ‘시급’

반달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시화MTV 입주사들의 직주 배후지 역할을 하며 오피스텔 입주민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생활형숙박시설이던 ‘힐스테이트 시화호 라군인테라스1차’의 오피스텔 용도 변경이 승인되면서 일대 인구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생활·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정주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
토토사이트 더베이 일대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의 모습. 사진=손주형 기자
토토사이트 더베이 일대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의 모습. 사진=손주형 기자
반달섬 지역도 섬 내·외부로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산업단지와 반달섬 사이에 있는 지역은 1층 상가 10곳 중 9곳 정도 영업 중이었다. 편의점, 카페 등 손님도 적지 않았다. 공인중개사무소에는 집을 알아보러 온 부부가 상담받고 있었다. C공인 관계자는 “1층 상가는 거의 다 찼고 2, 3층은 아직 비어있는 곳이 많아 공실률은 50% 수준으로 보인다”며 “의료시설이 없었는데 최근 한방병원과 약국이 문을 열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반달섬 내부는 토토사이트 더베이섬과 마찬가지로 공실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편의점 2곳과 통닭, 조개구이 등 음식점이 영업 중이긴 했지만 1층 상가 기준 90%가량 공실 상태였다. 개발되지 않은 공터에는 쓰레기가 방치돼 있었다. 일회용 음료 컵, 배달 음식 쓰레기 등이 뒤섞여 악취를 내뿜었다.
토토사이트 더베이 내부 3차선 도로가 주정차된 차들로 인해 한 개 차로만 뚫려 있다. 사진=손주형 기자
토토사이트 더베이 내부 3차선 도로가 주정차된 차들로 인해 한 개 차로만 뚫려 있다. 사진=손주형 기자
반달섬의 또 다른 문제는 교통·주차 인프라 부족이다. 안산 500번 버스와 수요응답형버스(DRT, 똑버스)가 운행되고 있지만 배차 간격, 탑승 대기시간 등의 문제로 이용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게 거주민의 반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가용을 활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차장 부족으로 자동차들이 거리로 나오면서 편도 3차선 도로는 고작 1개 차선만 이용할 수 있었다.

주변 공단에서 일하는 A씨는 “주차대수가 실당 0.3~0.5대에 불과해 일대 교통혼잡이 심해지고 있다”며 “공원 내 주차장을 개방하고 대중교통 노선을 늘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 시설, 대형 마트 등 생활 인프라도 더 늘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