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 동양생명, 푸본현대생명, 캐롯손해보험 등 일부 보험사의 올해 1분기 말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밑도는 수준으로 급락했다. 시장 금리 하락과 보험 부채 할인율 현실화 등의 규제 반영으로 인해 보험사 건전성 지표가 크게 악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지난 1분기 말 킥스 비율은 119.93%(경과 조치 후 기준)를 기록했다. 작년 말(154.6%) 대비 34.7%포인트 급락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후순위채 조기상환 및 보험종목 추가 허가 등 요건으로 킥스 비율 150%를 준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보험업계에서 유일하게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 가정 산출 시 예외 모형을 채택하고 있다. 예외 모형은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가정치를 적용해 킥스 비율이 높게 산출된다. 대다수 보험사가 적용 중인 보수적 원칙 모형을 적용하면 롯데손보 킥스 비율은 94.81%에 불과하다. 법정 비율인 100%를 밑도는 수치다.
롯데손보의 1분기 말 기본자본은 -3553억원을 기록했다. 기본자본은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 회사의 핵심 자본을 뜻한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규제와 할인율 현실화의 영향으로 킥스 비율이 일시적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롯데손보의 킥스 비율이 급락해 후순위채 콜옵션(조기상환권) 행사도 당분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롯데손보는 지난달 8일 예정했던 후순위채 콜옵션 행사 일정을 연기했다.
동양토토사이트 가입하면과 푸본현대토토사이트 가입하면의 1분기 말 킥스 비율도 금융당국 권고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동양토토사이트 가입하면은 작년 말 155.5%에서 올 1분기 말 127.2%로 28.3%포인트 급락했다. 푸본현대토토사이트 가입하면도 같은 기간 157.3%에서 145.5%로 11%포인트 낮아졌다. 캐롯손해보험은 156.2%에서 68.6%로 뚝 떨어졌다.
금융당국은 올해 킥스 감독 기준을 현행 150%에서 130%로 인하할 방침이다. 하지만 롯데손보와 동양토토사이트 가입하면의 킥스 비율은 인하한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형 보험사도 킥스 비율 하락을 막지 못했다. 한화생명은 작년 말 163.7%에서 1분기 154.1%로 내려 150%를 턱걸이했다. 작년 말 157%를 기록한 현대해상은 1분기 159.4%로 15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보험사들은 1분기 4조7000억원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최근에도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 등에 나서면서 킥스 비율을 방어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