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대 로펌 대표변호사. 왼쪽 윗줄부터 정계성(김앤장법률사무소), 김상곤(법무법인 광장), 이준기(법무법인 태평양), 강석훈(법무법인 율촌), 오종한(법무법인 세종), 이명수(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
국내 6대 로펌 대표변호사. 왼쪽 윗줄부터 정계성(김앤장법률사무소), 김상곤(법무법인 광장), 이준기(법무법인 태평양), 강석훈(법무법인 율촌), 오종한(법무법인 세종), 이명수(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
지난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2.0%에 턱걸이한 가운데 국내 대형로펌들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달성했다. 로펌업계 1위 김앤장법률사무소가 1조5000억원의 콜로세움 토토(추정치)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나머지 5대 법무법인의 콜로세움 토토 총액이 1조7936억원(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액 기준)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1%의 고성장을 이뤄냈다. 2023년 3.4%의 저성장에서 벗어나 두 자릿수 고성장을 회복한 것이다.

광장 4000억 첫 돌파·세종 16% 급성장

2023년 역성장을 기록했던 법무법인 광장은 지난해 콜로세움 토토 4111억원을 달성하며 10.4% 성장률을 회복했다. 국내 법무법인 최초로 4000억원 고지를 돌파한 광장은 인수합병(M&A)과 형사공판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6조4500억원 규모의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등 기업구조조정 거래를 주도했고, 허영인 SPC 회장 배임 사건과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연달아 이끌어냈다.

태평양은 3918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5.5% 성장했다. 특허법인과 해외법인을 포함한 총매출은 4207억원을 기록했다. SK렌터카·롯데렌탈 인수, 휴젤-메디톡스 분쟁, 교보생명 풋옵션 중재 등 대형 사건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특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가습기살균제 사건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해 역전승을 거두며 주목받았다.

율촌은 3709억원의 콜로세움 토토을 올리며 12.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SK그룹 및 LG그룹 총수 분쟁 사건, 중대재해처벌법 최초 무죄 판결, 2조7000억원 규모의 에코비트 인수 자문 등 전 분야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불황 속 호황'…5대 법무법인 콜로세움 토토 12.1% 고성장 전환
세종은 콜로세움 토토 369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5.7%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한온시스템 인수, 제네시스 프라이빗에쿼티(PE)의 KJ환경 매각 등 대형 M&A 자문과 고려아연, 한미약품그룹의 주주 간 분쟁 등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며 율촌과의 격차를 좁혔다.

화우는 2024년 매출 2500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20.1%의 이례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허법인과 해외사무소를 포함한 총매출은 2700억원을 넘어섰다. 한앤코의 남양유업 인수 관련 소송,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사건, DB하이텍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사건 등 굵직한 경영권 분쟁과 랩어카운트·ELS 관련 금융자문에서 성공을 거뒀다. 변호사 1인당 매출도 7억2000만원으로 1억1000만원 증가하며 질적 성장도 동반했다.

구조조정·송무 사건 증가가 성장 견인

5대 법무법인의 성장률이 2023년 3.4%에서 2024년 12.1%로 급증한 배경에는 기업 구조조정과 경영권 분쟁 증가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기업 구조조정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M&A 자문이 크게 늘었다. 고려아연, 한미약품, SM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경영권 분쟁도 잇따랐다.

금융규제 강화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광장은 금융규제대응팀을 확대 개편했고, 화우는 랩어카운트·ELS 관련 금융사 자문을 대거 수행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 컴플라이언스 자문도 늘었다.

로펌들은 AI·디지털금융·ESG 등 신사업 분야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과 금융규제 강화로 법률서비스 수요가 전방위적으로 늘었다"며 "올해도 기업 재편과 금융규제 강화에 따른 법률시장 수요뿐만 아니라 미국발 해외 규제 대응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