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시내 한 토토사이트 모멘트텔레콤 공식인증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서울 시내 한 토토사이트 모멘트텔레콤 공식인증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텔레콤 가입자 유심(USIM·가입자식별장치) 정보 해킹 피해고객들을 대리해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법무법인 대륜이 회사 측의 정보보호 투자가 가입자 1인당 3000원대에 불과하다면서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대륜은 20일 SK텔레콤 해킹 책임자들을 수사 중인 경찰에 고소·고발 보충이유서를 추가 제출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해킹 관련 수사는 서울 남대문경찰서가 맡고 있다.

대륜은 지난 1일 업무상 배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등 보안 책임자들을 고소·고발했다. 유심 관련 정보의 보관·활용 중요성을 알면서도 이를 등한시했고 사내 시스템에서 이상징후를 최초 인지한 이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축소 허위신고'를 했다는 이유다.

대륜은 이날 제출한 보충이유서를 통해 토토사이트 모멘트텔레콤이 정보보호 투자에 소홀하다는 점을 집중 공격했다.

대륜에 따르면 토토사이트 모멘트텔레콤의 지난해 정보보호투자비는 2019년을 기점으로 KT보다 줄곧 적었다.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은데도 정작 정보보호 투자 규모는 더 작았던 것이다.

KT가 지난해 정보보호투자비를 2년 전보다 196억원 늘리고 LG유플러스도 이 기간 339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는 33억원을 증액하는 데 그쳤다. 대륜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토토사이트 모멘트텔레콤의 가입자 1인당 정보보호투자액은 지난해 12월 기준 3531원. KT와 LG유플러스는 평균 5751원으로 나타났다.

대륜은 "SK텔레콤이 고객들 유심 정보를 관리·활용할 의무를 지키지 않고 최소 총 545억원(2200원X가입자 약 2400만명) 상당의 이익을 얻는 등 업무상 배임의 죄책을 졌다"고 비판했다.

악성코드를 막기 위한 백신 등 보안프로그램도 설치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손계준 대륜 변호사는 "KISA의 경우 신고에 따라 해당 사안이 내부 사이버원스톱센터로 이관되고 경찰청에서 파견나온 경찰관이 이를 담당하게 된다"며 "늦장 허위 신고로 이 업무들이 방해된 사실이 인정된만큼 위계공무집행방해는 더욱 분명히 입증된다"고 주장했다.

김국일 대륜 경영대표는 "SK텔레콤 사태 관련 피해자들을 모아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고 이미 수천 건의 문의가 접수된 상황"이라며 "민·형사 대응을 통해 피해자들이 실질적인 구제를 받고 이번 사태의 책임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김대영 토토사이트 추천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