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兆 단위 과징금 받을라"…무료 토토사이트 사장단 국고채 담합 '비상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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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국고채 입찰 담합' 15곳에 대규모 과징금 예고
증권사 7곳 사장 비상 모의…리니언시 3사는 배제
증권사 7곳 사장 비상 모의…리니언시 3사는 배제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교보·메리츠·미래에셋·NH·KB·키움·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 7곳의 사장은 지난달 공정위의 국고채 입찰 담합 관련 제재에 대응하고자 업권 협회인 금융투자협회 주도하에 임시 사장단 협의체를 만들었다.
협의체에 참여하는 한 증권사 사장은 "다수 증권사 입장에서 중대 현안이다 보니 공정위 심사보고서가 나온 뒤 협회의 적극 대응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 금융투자협회장이 해당 증권사 사장들을 모았다"며 "모이는 주기가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제재 대응, 준비와 관련해 굵직한 방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리니언시'(담합 자진신고) 사업자로 거론되는 무료 토토사이트 3곳은 이 협의체 구성에서 배제됐다. 해당 무료 토토사이트인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은 사전에 공정위 측에 관련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니어시란 담합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기업이 자진해 신고할 경우 처벌을 경감하거나 면제해 주는 제도다. 공정위는 은밀히 이뤄지는 각 산업계 담합을 적발하기 위해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 증권사 임원은 "리니언시를 택한 증권사들은 '담합이 있었다'는 전제를 인정한 셈이지만, 우리 업계는 담합 자체가 없었단 입장"이라며 "같은 전략을 짤 수 없는 데다 입장도 전혀 다르기 때문에 논의에서 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임원은 "업계 전체가 한목소리를 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략적 방향성 정도만 논의하는 자리라지만 함께 이야기할 자리는 아닌 듯하다"고 말했다.
현재 경쟁 당국인 공정위는 주요 증권사와 은행의 국고채 입찰 과정에서 담합이 있었다고 보고 제재를 추진 중이다. 공정위는 앞서 2023년부터 국고채 전문 딜러(PD)사인 증권사와 은행들을 대상으로 입찰 담합 혐의를 조사해 왔다. PD 간 국고채 금리를 특정 수준으로 맞추려는 합의가 있었는지, 또 그렇게 가격·거래조건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업자들과의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했는지 등이 쟁점이었다.
조사 결과 지난 3월 공정위는 이들 금융사에 대한 제재안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무료 토토사이트 10곳과 은행 5곳 등 총 15곳에 발송했다. 이들 금융사는 공정위에 제출할 의견서를 준비하고 있다. 공정위가 이익이 아닌 매출을 기준으로 삼는 최악의 경우에는 일부 무료 토토사이트의 과징금이 조 단위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무료 토토사이트들이 바짝 긴장한 이유다.
무료 토토사이트들은 '담합'이 아닌 '단순 정보교환'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PD 사업은 시장 여건에 따라 손실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이고 수익도 수십억원에 불과한 만큼 담합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국고채 PD사인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이 다음달 말 의견서를 낼 예정이지만, 제출 기한을 한 달가량 더 연장 신청하자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라며 "PD 사업은 명예와 대외 신인도 차원에서 수행하는 성격이 강한 만큼, 업계의 사정을 충분히 반영해 공정위에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민경 토토사이트 추천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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