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억 들여 혁신 플랫폼 구축
R&D 첨단 핵심장비 65대 갖춰
상품 상용화 지원 테스트베드도
"대기업·중기 기술연계 도울것"
지난 26일 충남 천안시 직산읍 충남테크노파크 실시간 해와 토토사이트 혁신공정센터.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1만3320㎡ 규모의 혁신공정센터 클린룸은 대기업 연구소에서 볼 수 있는 첨단 실시간 해와 토토사이트 장비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방진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엔지니어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정별 테스트베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장비 최적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충청남도가 디스플레이산업을 선도할 국내 최초 디스플레이 전 주기 실증 인프라를 구축했다. 도는 1598억원을 투입해 초격차 디스플레이 연구개발(R&D)을 위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플랫폼’을 구축하고 내년부터 R&D 및 기업 지원에 나선다고 28일 밝혔다. 2018년 10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지 6년7개월 만이다.
충남테크노파크(충남TP) 혁신공정센터는 OLED 공정에 필요한 장비 31대를 비롯해 시험분석평가 장비 25대, 원료 공급에 필요한 케미컬 장비 9대 등 총 65대(63종)를 갖췄다. 박막 결정화 및 박리레이저 시스템과 포토 트랙 시스템 등 대당 40억~60억원대 장비를 포함해 식각·세정·증착기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R&D를 위한 핵심 장비다. 패널 설계, 혁신 공정, 모듈 공정, 플렉시블 공정, 검사 및 계측 등 제품 양산 수준의 풀 공정 라인을 구축한 시설은 대기업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유일하다. 충남TP는 공정 실증, 기술 검증, 사업화, 판로 지원으로 이어지는 ‘연계 생태계’를 구축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초격차를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다.
충남TP는 혁신공정센터에 중소·중견기업의 기술·제품 상용화를 지원할 테스트베드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첨단 장비를 이용해 기업, 대학, 연구소를 대상으로 시제품 제작 및 성능 검증을 제공하고 시험평가 장비를 활용한 기업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디스플레이 전문 인력 양성 사업도 본격화한다. 지역 대학 공학계열 학부·석박사 과정과 전직 연구원 등을 활용해 디스플레이 아카데미 교육을 운영할 방침이다.
서규석 충남TP 원장은 “올해 공정별 세팅을 완료하면 내년부터 수요처가 요청한 특정 공정의 기술 검증 결과를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다”며 “제품 성능 검사 결과를 정확한 데이터로 제공해 기관의 신뢰성을 높이고 기업들의 제품 상용화를 지원해 디스플레이산업 발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대기업과의 협력과 중소기업과의 기술 연계는 필수적이다. 대기업은 기술 보안 문제로 핵심 기술을 공유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뢰를 바탕으로 철저한 보안 규약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의 기술 검증 결과를 대기업에 반영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및 지원 한계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정병화 디스플레이 혁신공정단장은 “대·중소기업이 일회성 협력이 아니라 지속적인 공동개발 체계를 구축하고, 성과를 배분·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며 “혁신공정센터가 자립 운영 기반을 마련할 때까지 기술 인력 확보와 기업 지원을 위한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