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강경한 금리 인상 기조가 맞물리면서 한때 138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주 후반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자 투자 심리가 다시 살아나면서 환율이 1360원대까지 내려갔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에 직접 개입하면서 1400원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사태의 핵심 변수는 미국의 직접 개입 여부였다”며 “미국의 관여로 국면이 전환될 가능성에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직접 개입으로 안전자산 선호 흐름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가 확산한다면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을 제어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주 원·달러 환율 하단은 1350~1355원으로 점쳐진다. 이민혁 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경기 회복 여부가 향후 환율 방향을 좌우할 주요 변수”라고 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정부 정책 기대감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고, 수급상 반기 말 수출업체 매도 물량 영향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채권시장은 정부 2차 추경안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일 정부가 2차 추경안을 발표한 이후 국고채 금리는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0일 0.12%포인트 내려 연 2.463%에 거래를 마쳤다. 5년 만기 금리와 2년 만기 금리는 각각 0.04%포인트, 0.12%포인트 하락해 연 2.636%, 연 2.471%에 장을 마쳤다. 30년 만기와 50년 만기 금리는 각각 0.05%포인트, 0.4%포인트 상승해 연 2.748%, 연 2.649%를 기록했다.
채권시장은 정부의 2차 추경안에 영향을 받았다.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세출 20조3000억원, 세입 10조2000억원으로 총 30조5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건전재정이나 재정균형의 원칙도 매우 중요하지만 지금은 너무 침체가 심해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할 때”라며 “국가재정을 이제 사용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추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총 19조8000억원 규모의 적자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오는 26일 발표되는 7월 국채 발행 계획에 만기별 발행 규모가 담길 예정이다. 채권시장 참여자는 3차 추경을 우려하고 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예산안을 마련하기 전에 3차 추경안이 나올 수 있다는 경계감이 퍼져 금리가 올랐다”며 “이번주 국고채 금리는 이런 경계감이 반영되면서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