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30조5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 의결로 소비재와 인공지능(AI), 신재생에너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200 생활소비재 ETF’는 최근 3개월간 23.24% 상승했다. 주요 구성 종목인 삼양식품(43.94%), 아모레퍼시픽(32.63%), 한국전력(32.27%), KT&G(22.92%), 이마트(7.35%) 등이 이 기간 급등했다. 대부분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4.59%)을 크게 웃돌았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대규모 추경 집행 기대에 주가가 급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경안에 따르면 직접 투입하는 재정의 절반 이상인 13조2000억원을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 쓴다. 소득 계층별로 1인당 15만~50만원을 전 국민에게 지급한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추경은 온전히 소비 진작과 경기 부양이 목적”이라며 “전반적인 소비 여력이 회복되며 유통 업종 전반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AI 관련주도 정책으로 인한 상승 기대가 큰 종목으로 꼽힌다. 정부는 AI 중심 신산업 분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1조2000억원 규모 추경을 편성했다. 전체 예산 규모를 감안할 때 큰 비중은 아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내세운 만큼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드웨어 종목보다 네이버, 카카오 등 AI 소프트웨어주가 수혜를 누리면서 ‘TIGER 소프트웨어’는 3개월간 30.73% 급등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AI에 집중 투자함과 동시에 한국형 플랫폼 개발에 다양한 지원을 할 방침”이라며 “이는 관련 AI 산업의 성장 동력이 강해진다는 것”이라고 했다.

신재생에너지는 새 정부 출범 후 에너지 정책의 핵심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추경에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 1118억원이 포함돼 있다. 원자력발전 관련 예산을 전혀 잡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PLUS 태양광&ESS’와 ‘TIGER Fn신재생에너지’는 3개월간 각각 46.45%, 45.06% 올랐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AI산업에는 막대한 양의 전기가 필요한 만큼 에너지산업 전망이 밝다”며 “새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신재생에너지 관련주의 상승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