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21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광역시 계양역 앞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21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광역시 계양역 앞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이 “호텔 경제학이든 치킨 경제학이든 핵심은 내수 침체”라고 22일 말했다. 범보수 진영에서 제기되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호텔 경제학' 비판을 정면 돌파하는 모양새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동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적극적 재정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말을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호텔 경제학이든 짜장면 경제학이든 상관없다”며 “이 후보와 민주당은 (경기 불황과 같은) 심각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을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의 ‘호텔 경제학’은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 발언을 계기로 수면 위에 떠올랐다. 호텔경제학은 관광객이 호텔 예약금으로 10만원을 냈다가 이를 취소하더라도, 그사이 10만원이 식품 가게, 통닭 가게, 신발가게, 빵 가게를 돌기 때문에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논리다. 유시민 작가는 “대학원 수준의 경제정책 사에 관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소화하기 어려운 논쟁”이라고 옹호했지만, 정치권과 학계에선 “‘노쇼’를 하더라도 경제가 살아난다는 말이냐”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도 논란이 됐다. 같은 군산 유세에서 이 후보는 “커피 한 잔을 팔면 8000원에서 1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 알아보니 원가가 120원이더라”고 말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 사이에선 “임대료나 전기료, 인건비는 고려하지 않은 채 우리가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매도한다”는 반발이 일었다.
출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페이스북
출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페이스북
‘호텔 경제학’과 ‘커피 원가 120원’ 논란이 커지면서 자영업자들의 표심도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0~21일 진행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자영업자의 비율은 55.1%에서 48.2%로 1주 새 6.9%포인트 떨어졌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이 후보의 호텔경제학과 커피 원가 120원 발언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재명 성남시의료원 적자 논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공공의료원은 흑자 내는 구조가 아니다”며 “국립대학교를 예로 들면, 서울대병원부터 지역의 많은 국립대 병원이 코로나19 상황에서 거점병원 역할을 했고, 다른 진료는 제대로 못 하면서 코로나19 환자만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그게 흑자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닌데, 정부가 재정 보전을 100% 해주지 못하다 보니 이런 적자가 누적된 것”이라고 발언했다.

전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경기 성남 수정구의 성남시의료원을 찾아 “3400억원의 누적 지원을 받은 성남시의료원 내 병상 500개 중 200개가 비어 있다”며 적자 누적을 꼬집었다.

조 수석 대변인은 이준석 후보에 대해 “현미경을 가지고 발뒤꿈치 터럭으로 전체 문제 있는 것처럼 하는데, 그의 공공의료 비전을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