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오천피(코스피지수 5000) 시대’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머지않아 국내 증시를 짓눌러 온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고 박스권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자본시장 분야 공약이 현실화하면 수년째 박스권에 갇혀 있는 국내 증시도 본격적으로 힘을 받을 것이란 게 이 대통령의 얘기다. 토토 사이트 바카라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 온 낮은 주주환원율,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무리한 상장사 쪼개기 등의 개선을 통해서다.

다만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과 관련해선 재계 안팎에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상장사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유도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확대하는 방안도 공약에 담겼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새 정부는 민주당 정권의 부동산 정책이 가져온 후유증을 반면교사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며 “부동산보다 증시 부양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지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점도 증시에 긍정적이다. 1차 추가경정예산 편성(13조8000억원)에 이어 신정부가 최소 20조원 규모의 2차 추경을 집행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허니문 랠리’가 끝나면 과열된 증시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와 일시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단기 과열된 증시가 한 차례 쉬어간 뒤 다시 상승세를 그릴 것”이라며 “올 하반기 3000선까지 오를 수 있는 만큼 단기 하락세는 오히려 주식 비중 확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문제가 해결되면 내년 여름께 4000선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수출 증가율,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어려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약달러 현상 등 증시 부담 요인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