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 없었던 금융시장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된 23일 인생한방 토토사이트지수는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주가와 환율이 표시돼 있다.  뉴스1
‘패닉’ 없었던 금융시장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된 23일 코스피지수는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주가와 환율이 표시돼 있다. 뉴스1
고조되는 중동 정세 불안에도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란이 쉽사리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자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매수에 나서며 증시를 떠받쳤다. 지정학적 위험이 대부분 단기 변동성을 일으키는 데 그쳤던 ‘학습 효과’도 있는 만큼 국내 증시의 우상향 추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3000선 사수한 개미들의 힘

인생한방 토토사이트 3000 깨지자마자…"지금이 기회" 1.4조 '폭풍매수'
23일 코스피지수는 0.24% 하락한 3014.47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소식에 0.98% 내리며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오전 9시30분께 2971.36까지 무너지며 장중 3000선이 깨졌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하며 외국인이 ‘바스켓 매도(여러 종목을 한꺼번에 매도)’를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3690억원, 코스피200선물을 9119억원 등 현·선물을 1조2809억어치 팔아치웠다.

급등한 원·달러 환율도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원70전 급등한 1384원30전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1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는 기관 투자가의 현물 매도를 자극했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51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쏟아지는 물량을 받아낸 건 개인이었다. 개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8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19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조정을 기다리며 대기하던 개인이 3000선이 깨지자마자 대거 유입되며 3000선을 재사수했다”고 말했다.

◇“중동 정세의 증시 영향 제한적”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 사태가 장기적으로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만 않는다면 단기 변동성을 일으키는 재료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분석에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대부분 보합권에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13%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65%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이란도 수출에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이란 우방인 중국 역시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동 정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아직 낮다”며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던 2003년 3월 증시가 받은 타격도 크지 않았다. 당시 침공 직후 인생한방 토토사이트지수는 3월 말까지 5.76% 하락했지만 오히려 중국의 제조업 부흥과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대세 상승기로 접어들었다.

국내 증시가 올들어 크게 상승하는 동안 극심한 포모(FOMO·소외 공포증)에 시달려온 ‘서학개미’(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중동 분쟁에 따른 조정을 되레 매수 기회로 삼는 분위기다. 이달 초만 해도 국내 주식을 던지던 개인들은 빠르게 태세를 전환하고 있다. 6월 첫째주(3거래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03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운 개인은 그 다음주인 둘째주엔 4582억원, 셋째주엔 925억원으로 순매도 규모를 줄여왔다.

기대수익률이 높을 때 신용까지 끌어 투자하는 일명 ‘빚투’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9조6084억원으로, 지난해 7월26일(19조7930억원) 이후 약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말 15조8170억원보다 24% 증가한 수치다. 20조원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개인들은 최근 일주일 새 삼성전자를 비롯해 조선·방산·원전 등 기존 주도주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3781억원)가 순매수 1위, 두산에너빌리티(3128억원)가 2위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793억원)와 현대로템(1238억원) 등 방산주는 각각 3위와 5위였다. HMM(7위·1059억원)과 삼성중공업(8위·908억원) 등 해운·조선주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심성미/박한신 기자 smshim@hankyung.com